lost in the light
2020. 12. 23.
베를린, 비오는 크리스마스
Rainy Christmas 2014 Dec 25 오후 다섯 시, 아무런 불빛도 없는 까만 도시를 걸어 마술피리를 보러갔다. 독일에 왔으니 독일어로 된 징슈필을 보고 싶기도 했고, 밤의 여왕 아리아를 듣고 싶었다. 실용적인 나라다워서 그런지, 더 화려한 뮤닉이 아니라 베를린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마치 동네 공연에 온 듯 편한 차림이었다. 이제 막 도착해서 시차적응도 안 된 채로 공연을 보러 왔으니 그런 편한 분위기가 좋았다. 아, 그리고 공연을 기다리던 중 독일에서 음악 유학을 하는 듯한 한국인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도 재밌었고. 다음 날 일어나보니 간밤에 비가 내렸다. 땅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가뜩이나 회색빛 짙던 도시는 스산한 빛을 더했다. 비도 오고, 크리스마스라 연 곳도 많지 않을 땐, 역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