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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in the light/europe

노르웨이, 겨울 여행 복장

Surviving Winter in Norway

Stay warm

 

신발



짐을 쌀 때 항상 신발이 골칫거리다. 신발을 구겨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비닐이든 뭐든 싸 넣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짐과 도저히 효율적으로 어우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 여행이라면, 가장 애매하다. 부츠나 스노우 부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눈 오는 곳만 가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운동화나 단화도 필요했고 게다가 여행에 반드시 필요한 슬리퍼류도 싸야 했기 때문에 신발이 4종류가 되었다. 

나름대로 짐을 최소화한다는 의미에서 스노우 부츠를 신고 비행기에 올랐지만 여행을 하는 동안 대부분 눈밭을 걷거나 차가운 비가 고인 바닥을 걸어야했기 때문에 단화는 결코 필요가 없었다. 오페라를 보러가긴 했지만 실용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독일 민족의 특징이어서인지 베를린 국립 오페라 극장 자체가 그렇게까지 격식을 갖춘 분위기는 아니어서인지 그냥 스노우 부츠를 신고 갔어도 됐을 뻔했다.

물론 스노우 부츠는 굉장히 유용했다. 노르웨이 여행을 꿈꾸며 일 년 전부터 사둔 어그 스노우 부츠는 무겁고 입국 심사 때마다 벗어야 하는 게 귀찮았다. 그래도 여행 내내 주구장창 저 신발 덕에 무거운 눈속도 잘 헤쳐다닐 수 있었다.




옷 

겨울에 노르웨이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거기 정말 춥지 않아?라는 것이었다. 사실 요즘 한국의 겨울도 북유럽 못지 않게 나기 힘들 정도로 추워서 생각만큼 견디기 힘들진 않았다. 게다가 노르웨이에서 들른 곳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트롬소는 연안 도시기 때문에 기온이 북극이라는 명성에 걸맞을만큼 낮은 것은 아니었고. 


하지만 노르웨이라는 어감이 주는 추운 느낌 때문에 나름 철저히 옷을 싸갔다. 윗옷은 무스탕과 패딩을 가져갔는데 역시 패딩만 입고 다녔다. 눈도 많이 오는 편이니까 패딩이 편해서 그런 것도 있고 좀 더 가볍고 따뜻한 느낌이 있으니 코트나 무스탕보다는 역시 패딩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에 떠나는 여행은 옷가지들이 다 두꺼워서 어차피 많이 담지도 못하고, 바깥을 돌아다니기보다는 실내에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무리 예쁘게 입고 싶다고 하더라도 단촐한 게 최고다. 짐이 많아지니까 외투는 패딩류로 하나만. 다만 반드시 충전재가 700이상 되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패딩일 필요까진 없고 좀 넉넉한 편이어서 안에 이것저것 껴입기 좋으면 굳.


캐미솔, 히트텍 엑스트라 웜, 면티, 기모바지(가끔은 안에 레깅스까지 입기도 했다), 기모처럼 안감이 두터운 후드, 패딩, 목도리, 털모자, 장갑.

한국과 비슷하거나 낮아봐야 5도 정도 낮고 풍속은 비슷했으므로(약 -12~17도?) 이렇게 꽁꽁 껴입고 다녔으니 그다지 춥지 않았다. 오로라투어 갈 때는 위 아래 모두 한 두 겹 정도 더 껴입었고 보통 투어에서 방한 코트를 주기 땜에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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