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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 읽지 말고 묻는 일

질문하는 일은 어렵다. 내가 어떤 질문을 한다는 일이 바보같이 보이거나, 상대에게 괜한 부담을 주는 것 같으니까. 또 좋은 질문을 하는 것도 참 어렵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않고서 뭐든 대충 퉁치고 넘어갈 땐 잘못된 오해를 할 때가 많았고 공부도 일도 사람과의 관계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대학생 때 매주 동아리 세션을 할 때는 Q&A 시간에 질문 하나를 하는 게 목표였던 적이 있다. 질문을 위한 질문 말고, 당신을 두드려 패겠다는 짓궂은 마음을 담지도, 나의 우월감을 넌지시 표출하지 않고자 하는 질문. 나도 상대도 무언갈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더 나아지고 싶어서 하는 그런 질문. 그런 담백한 질문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게 질문이 어려운 이유는 하고픈 질문을 들여다보는 일도 어렵고 질문을 정확히 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어떤 이유때문에 이게 궁금한데 그걸 묻자니 괜히 쑥스럽거나 부담스러워서 내가 어떤 질문이 있는지 살펴보지도 못하고 또 질문을 하게 되어도 괜히 얼버무리게 된다. 겉도는 질문은 겉도는 대답을 낳고, 거기서 멈춰버리는 것은 참 넘나릐 피곤한 것. 매일 매일 되뇌인다. 읽지 말고 묻자. 얼굴이 자색고구마가 되더라도 묻자..................... 이게 뭔소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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